병역특례를 진행하면서

2017. 11. 20. 23:14주저리주저리

병역특례를 진행하면서



    사실 병역특례라는게 굉장히 재밌는 위치이다. 사원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알바나 인턴은 아닌 어중간한 위치랄까... 이는 다시 말해서 의지가 약하면 떄려 치우고 그냥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게 되는 직업이다. 특히 잘 되어야하는 작업이 이유없이 안되거나, 흔히 말하는 갑질에 당할 때 이런 느낌을 많이 느낀다. 몸 쓰는 일( 청소라던가, 커피 포트 씻어오는 잡무들... 사실 몸 쓰는 일까지도 아닌데 막내라서 하는 업무이다. )은 요령이 생기면 막히는 일이 없지만, 회사 일은 하나 진행 할 때 마다 턱턱 막히고 혼나는 느낌이다.


왜때문에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 사진 1 - 회사 일을 하나 끝내고 다른 일을 받게 되면... ]


    내 성격은 매우 소심하고 남 눈치를 많이보는 성격이다. 이런 성격은 회사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별로 좋은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무슨 일을 하던 남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은 피곤한 성격이다. 남이 아니라 특히 내가 많이 피곤하다. 그래도 남 눈치를 많이 본다는 것은, 자신의 단점을 끊임없이 찾는 다는 장점이라고 생각 할 수 있으니 좋다고 생각할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이런것도 한 두번이지, 매일, 하루에 2~3번씩 실수하는 내 모습을 보고 내가 나에게 실망하고, 남들이 날 보면서 한숨쉬는 모습을 보면서 또 실망하고... 학창 시절때의 자신감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그 때에는 밤새면서 공부를 해도, 성적이 잘 안나와도, 과제를 겨우 끝내고 틀리더라도 성취감이 있고 뿌듯했는데...


    회사일이 힘든가? 그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반만 맞다. 힘들긴 한데 이정도로 하기 싫진 않다.  칼퇴근에 정시( 30분 일찍이긴 하지만... )출근, 잔업 거의 없음, 회사 복지 환경도 좋은 이런 회사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이 내 성격상 맞지 않는 것이 내 회사 생활의 힘든 점일 것이다. 


    남이 뭐라고 해도 허허허~ 하고 넘어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나처럼 속에 꼭꼭 담아두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회사, 특히 정확도와 속도가 필요한 금융쪽 회사에는 나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정확하고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은 모르는 분야의 지식을 배우는 부분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부분이지, 소수점 계산을 틀리지 않고, 실행 프로세스를 순서에 틀리지 않게 몇 단계를 실행하고, 남들이 만든 프로세스를 유지 보수하면서 어디가 문제인지 찾는 그런 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재미있게 배우면서 천천히 배워 가면 3달이면 다 배울 줄 알았다. 그러나 2달하고도 반 넘게 지난 지금,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하더라도 턱턱 막히는 기분이며, 무엇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보고 마른 세수를 하는 ( 심지어 가습기를 옮기는 것도 )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는 회사일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무엇인가를 모르면 내가 혼자 해 보다가 선배에게 물어보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번 물어 볼 때 마다 선배의 " 좀 혼자 알아보던가.. " 라는 눈빛이 너무 신경쓰이며, 실수를 하루에 한 두번꼴로 할 때마다 보이는 부장님의 " 아, 또 이러네.. " 하는 얼굴이 마음에 남는다. 일을 내가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루는 것이 아닌, 터진 일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서, 또한 터진 일을 어떻게 해야 완벽하게 Clear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서 일이 미루어지게 된다. 결국 일이 쌓이고, 나는 이런 일을 보면서 의욕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병역특례를 한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싶다. 성격이 남들한테 이유없이 욕먹고도 웃어 넘길 수 있는가? 흔히 말하는 꼰X의 짜증과 너스레를 웃어 넘길 수 있는가? 자기가 맡은 일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았을 때, 꾹 참고 견뎌 낼 수 있는가? 자신의 일이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과의 동업임을 깨닫고, 자신의 일을 수행 할 수 있는가? 보통의 각오로는 행복하고 재밌는 회사 생활을 누리긴 힘들것이다. 막연히 돈 벌고 공부도 배우고~ 라는 마음가짐으로는 그냥 공익을 가서 알바를 하던지 과외를 하던지 하는 것이 더 시간이 많고, 스트레스도 덜 받으면서, 공부 할 시간도 많을 것이다.


    예전의 자신감 넘치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3학년 1학기로 돌아가서 마음껏 내가 하고 싶은 개발을 무엇인가에 구애받지 않고 해보고 싶다. 연구도 해보고 싶으며, 이런 것이 앞으로의 40년이라면, 나는 회사생활을 때려치고 말리라 마음을 먹게된 하루였다. ( 사실 오늘 회사에서 고객사에게 깨지고 온 것이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 큰 원인일 것이다. ) 조금 더 힘내서 쌓인 일을 하나씩 풀어보고, 고객사에겐 미안하지만 물어본 것이라도 한 번 더 물어보고, 회사 업무 시간에 좀 더 집중해서 완벽한 일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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